신작시

풀등 같은 사랑-김송포

songpo 2015. 11. 20. 13:13

풀등 같은 사랑

 

김송포

차갑게 흐르던 물길 두멍에 담아
수줍은 듯 주위를 뱌비작거리며 강물 굽어 보았어요

봄눈은 이슬처럼 슬어 없어 지고
눈썹은 실낱같이 흐릿해지고 세월은 고여 멈추어 있네요

풀무로 바람을 일으키며 부른 노래
구슬픈 풀피리의 떨림이었나요

사랑은 강둑 넘어 산을 오르고
산모롱이 돌아 돌아 간 그대 사라 지지 마시어요

강물에 모래 쌓이듯 피어 오른 풀등
흙바람 일으키며 물살에 실려 가도 차마 붙들 수 없는 사랑이네요

언젠가 강물에 실려 다시 오려거든
뭍 가까이 풀꽃으로 오길 바래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