발표작

부탁해요 곡절 씨 -인터뷰 내용

songpo 2016. 8. 28. 09:08

반달이 나무를 안고 슬픔에 차 있다. 굽어보니 내 얼굴이 멀어져가는 당신 얼굴이다

- 곡절의 한 부분

 

서정임: 안녕하세요? 이렇게 인터뷰를 하게 되어 반갑습니다. 이번에 시집 부탁해요 곡절씨를 출간하셨는데요. 축하드립니다. 독자들의 좋은 반응 얻으시길 바랍니다. 이번이 두 번째 시집인데 시집 제목을 보면 아무에게나 털어놓지 못할 무슨 곡절이 있었는가? 하는 생각이 들게 하는데요, 먼저 이렇게 시를 쓰고 시집을 내게 된 동기를 말씀해주세요.

 

김송포: 안녕하세요. 서정임 시인님, 갑자기 손가락 골절로 수술까지 하게 되어 이제야 인터뷰를 하게 되는군요. 시집 제목이 곡절이 들어간 것이라 그런지 곡절의 사연이 더 곡진하게 되는 건 아닌지 조심스럽군요. 곡절이란 모든 시에는 사연 없는 곡절이 있을까요? 한 편 한 편 다 어떤 연유로든 우여곡절이 있기 마련이죠. 곡절이 있어야 시 한 편이 완성되는 것이죠. 제목이 이렇게 중요하다는 것을 실감합니다. 첫 시집을 낸지 8년의 세월이 흘러 몇 년 전부터 계획했던 일이 지금에야 이루어진 것입니다. 주위에 있는 어떤 사람도 다 가질 수 없고 반절만 내 것이고 반만 알 수 있다는 생각이 듭니다. 반달이 만월이 되기까지 우리는 수많은 노력과 마음을 기울이게 되는 것이겠죠.

 

서정임: 첫 번째 시집 집게와 두 번째 시집부탁해요 곡절씨에 대해 간단히 말씀해 주세요. 그리고 두 시집 속에 담고자 한 차이점이 있을 것 같아요.

 

김송포: 첫 시집은 제가 포항에서 15년 동안 남편의 직장을 따라 거처를 서울과 네다섯 번 반복하면서 이사를 하는 바람에 문단의 활동이 제대로 이루어지지 못했습니다. 포항에서 한국 민족문학 작가회의의 구성원들과 공부하고 연구하고 나누던 때의 시집이라 할 수 있겠습니다. 두 번째 시집은 어쩌면 서울에서 공부하면서 정식으로 문단에 발을 들여놓고 쓰던 시절이었겠죠. 그래서 어떤 이는 이번 시집이 첫 시집이라고 할 수 있겠다고 하더군요. 그러나 저의 글쓰기 시작은 1998년부터 동인지나 사화집에 동참하였기 때문에 오래된 문학 활동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지방과 서울의 간극 때문에 이 곳에서 신인행세를 하는 것이죠. ㅎㅎ

8년 동안 쌓아 둔 서랍 속의 시를 꺼내 정리해서 발표 한 시와 보관한 시를 엮은 것입니다. 남편과 여행을 자주하면서 엮은 것과 그동안 어머니의 부재로 털어내지 못한 한을 무덤에 24년 만에 찾아가 하소연한 사연이 있다고 할 수 있습니다.

 

서정임: 시를 쓰면서 느끼게 되는 생활이라든가 사회적 인식이 시를 쓰기 전과는 좀 달라졌으리라 생각해요. 그 시각의 변화가 있다면 어떤 걸까요.

 

김송포: 오래 전부터 시인이라는 인식은 전반에 있었지만 시인 사회에서 인지되기 시작한 것은 얼마 안 된 것 같군요. 사회적 인식은 시를 쓰는 사람들끼리 서열을 더 나누는 것이지 바깥에서 보는 시인은 고귀하고 순수한 것으로 인식되죠. 우리가 좀 더 대중과 소통하고 가까이 다가가기 위해 쉬운 시로 그들과 나누어야한다는 생각이 들더군요. 얼마 전 주위에서 조촐한 모임을 통해 시를 나누었을 때 하나하나 설명을 곁들여가며 시를 낭독 해주니 훨씬 이해가 간다는 이야기를 들었습니다.

 

서정임: 이미 2008년도에 첫 시집으로 작품 활동을 하고 계셨는데 굳이 2013시문학으로 등단을 하신 이유가 있으신지요.

 

김송포: 미리 얘기했지만 지방에서 활동은 전혀 반영이 되지 않은 서울문단의 현실이 안타까웠습니다. 그래서 굳이 하지 않아도 될 재 등단이라는 것을 얼떨결에 하고 말았는데 나중에 알고 보니 그것도 시행착오가 있었더군요. 몰라도 한참 모르고 바깥에서 있었던 시간이 아까웠지만 제가 가지고 있는 시력은 어디가지 않는다는 생각이 듭니다.

 

서정임: 현재 시를 쓰면서 성남 FM방송라디오 문학전문프로 <김송포의 시향>을 진행하고 계시는데 그 프로에 대한 소개를 해주세요.

 

김송포: ‘성남지역FM’라디오 진행자로 10년 째 진행을 하고 있습니다. 처음엔 인터뷰 생방송 라디오일번지 프로그램을 했지만, 지금은 제가 가장 잘 할 수 있는 프로를 해야겠다는 생각에 건의를 드렸죠. 처음엔 누가 시를 듣겠느냐는 방송국의 답변이 있었지만 지금은 문학전문프로로 높은 청취율과 저만의 독특한 진행으로 음악과 시를 조명하고 있습니다. 현재 동호인크럽, 문화산책, 김송포의 시향 이라는 프로로 이름을 바꾸어가며 시인 한명을 한 시간 동안 집중 조명하며 진행하고 있습니다.

 

서정임: 방송을 진행하면서 기억에 남는 일들이 있을 것 같아요. 잊히지 않는 시인이나 시 한 구절, 그리고 그에 따른 특별한 사연이나 에피소드가 있으면 들려주세요.

 

김송포: 문학을 어설프게 겉으로 감성을 자극하는 프로가 아닌 전문프로의 성격으로 예술인이나 시인을 수준 높은 방송으로 전달하기 위해 책을 엄청 많이 봅니다. 한 시간을 위해 저는 일주일 이상 그 문인을 분석하고 공부 합니다. 저의 고정 청취자가 많습니다. 그에 따라 공부도 많이 되고 많은 시인을 알 수 있었다고 하더군요. 제가 방송을 한 후 시인들은 저의 팬이 되기도 합니다. 처음엔 시인의 사연을 받아 낭독해 주기도 했는데요. 지금은 더 전문적으로 하기위해 집중을 하고 있습니다. 방송이 된 시인 대부분은 편지와 글로 답을 주시는 분이 많습니다. 요즘은 우리나라에 좋은 시를 쓰는 분을 찾아 방송하려고 노력합니다.

 

서정임: 방송을 듣는 독자들의 반응이 어떠한가요. 시청자와의 사연도 있을 것 같은데요.

 

김송포: 시인들의 반응은 우리나라에 이렇게 좋은 시향의 프로가 있다는 사실에 놀랍다고 하더군요. 눈으로 보는 시와 귀로 듣는 시가 다르지만 음악과 함께 전달되는 본인의 시가 더 특별하고 감동적으로 들린다고 합니다. 본인이 CD를 구워 주위 분들에게 돌려서 나누어 듣는다는 분이 많더군요.

 

서정임: 시를 쓰면서 문학방송까지 진행하다 보면 좋은 점도 있겠지만 어려운 점도 있을 건데요. 그렇다면 그 두 점이 어떤 건지, 그리고 어려운 점은 어떻게 해결을 하시는지요.

 

김송포: 저는 방송보다 시를 먼저 우위에 두고 있습니다. 방송은 일의 일환으로 직업이지만 제가 가야 할 길은 바로 시의 길이죠. 시를 써야 할 시간에 대본을 써야 하는 일이 부담이 될 때가 있지만 그것도 시를 잘 쓰기 위한 공부라고 하면 일거양득이라고 할 수 있겠네요.

 

서정임: 두 번째 시집을 내셨으니 또다시 앞으로 나아갈 방향도 잡아보고 있으리라 생각되는데요. 향후 계획을 말씀해주세요.

 

김송포: 이젠 방송 문학사를 하나 남겨야하지 않을까 생각을 하고 있습니다. 제가 그동안 방송을 했던 시인의 시와 기록을 책으로 엮고 싶다는 생각을 하고 있습니다. 그리고 세 번째 시집은 차츰 생각을 해야겠지요. 두서없이 이야기를 했습니다. 아직 손가락이 원활하지 못해 타자도 엉망입니다. 손가락 하나 다쳤을 뿐인데 이렇게 불편한 것을 보면 시도 뭔가 부족한 가운데 쓰고 결핍을 메우는 것이 아닌가 생각이 듭니다. 그동안 인터뷰 구상하시느라 애 많이 쓰셨습니다. 서정임 시인님, 우리 식사 한 번 하죠~~

 

서정임: 손가락을 다치신 줄 몰랐습니다. 조금만 살갗이 벗겨져도 아픈데 골절이라니요, 그 아픔이 얼마나 크셨을까요. 날씨도 무더운데 고생하셨습니다. 치료 잘 받으시고 하루 속히 나으시길 바랍니다. 붕대 풀면 진짜로 식사 한번 하시지요^^. 이렇게 고통도 참으면서 인터뷰 해주셔서 감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