창작실

함정 안에서

songpo 2013. 4. 28. 21:41

함정 안에서

                                                김송포

연평도 배 안에서 청춘이 죽어가고 있어요
청춘의 무덤 옆에서 울지 마세요
사랑과 이별의 온도만 다를 뿐
체온은 당신 곁에 살아 움직이고 있어요
펄럭이는 깃발 아래 바다 건너에도 우리 핏줄이고
이쪽은 금빛 수평선에 꽃을 피운 아픔이에요
천 톤의 얼룩진 핏물만큼 당신의 훈장을 달고 머무를 거예요
햇살 받은 만큼 오롯이 수초로 피어
바닷속을 환하게 밝혀 줄
별이 될 거예요
몸이 사라졌다고 서운해 하지 마세요
언젠가 이슬로 사라질 가루였으니 육신의 옷은 버리고
검은 도요새의 날개로 비상할 거예요
열 목숨 거두어 경계선이 없어진다면 아깝지 않아요
요즘엔 무덤을 멀리 두지 않는다지요
가까이
더 가까이
우리 곁에 출렁 거릴 거예요
화려한 산호로 피어 당신의 눈을 환히 비춰 줄게요
무덤이라고 서글퍼하지 마세요
청춘은 죽지 않았어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