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송포의 시

앗싸 가오리 / 김송포

songpo 2016. 11. 2. 17:40

 

앗싸 가오리

 

김송포

 

유리창과 유리창 너머를 돈다

일 층부터 칠 층까지 수족관을 헤집으며 그를 찾는다

하얀 뱃가죽은 절벽처럼 아슬한 공중을 넘어간다

앗싸 가오리 외치며 웃어넘기던 와인 잔의 땡그랑 소리,

가슴으로 오래 남을 여행자처럼 그의 행보는 예측 불가다

그동안 머문 기억들에서

잠시 풀어주면 세상 밖으로 나가 얼마나 버틸지

비슷한 동무를 찾고 노래도 부르고

일탈 이탈 자유를 주자고요

물 없이 살아보라지

새 없이 웃어보라지

슬픔의 세레나데 불러보라지

오사카 성 밖에서 묻는다

앗싸 가오리는 어디 계신가요

평생 못 볼 쇼를 보게 해 준 가오리와 저녁을 함께 할까요

가오리를 품을 수 없는 하얀 당신과

바닷속을 헤엄쳐야 하나요

오늘 밤, 앗싸 가오리! 한 잔 어때요

 

---2016. 11월호 <우리시> 발표

2013시문학등단, 시집 집게』 『부탁해요 곡절 씨,성남FM방송라디오 진행