창작실
밥
songpo
2013. 4. 28. 21:58
밥
김송포
별이 흘리고 간 눈물이 지상에 떨어져 있습니다
들녘엔 별이 마르기도 하고 빛나기도 합니다
별을 씹어 삼키고 미안한 낯빛이 있습니다
캄보디아에서는
굶주린 눈빛에 글썽거린 시름이 갈비뼈에 드러나 있습니다
사막의 땅에서 별은 물이 되고 기름이 되기도 합니다
산골 부엉이 우는 마을엔 아이에게 젖을 먹이려 슬픈 별이 쏟아집니다
하루하루 별을 먹지 않고 숨을 쉴 수 있을까요
무덤 위에 떨어진 별,
눈물 흘리지 않고 보낼 수 있을까요
가을볕에 별이 타고 추위에 허기를 못 참고 배 텅텅 두드리고 있습니다
남아 있는 별은 집 안 기웃거리며 머물 안식처 찾고 있습니다
떠도는 별은 배고픈 어른 위해 손을 내밉니다
무릎 꿇고 별 앞에 고개를 숙였습니다
별, 별, 별들이 노래 부르며 맨몸으로 돌아다닙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