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 너머 시

페이크삭스/ 이수명

songpo 2018. 9. 2. 11:23



페이크삭스

 

   이수명

 

 

 

 

   양말을 사러 시내로 간다. 분명한 것은 시내에서는 양말을 구하기가 쉽다는 것이다. 이건 내가 한 말이다. 시내에는 일하는 사람들이 많다. 어떤 사람은 옷을 팔고 어떤 사람은 신발을 판다. 양말 사지 말고 시내에서 놀자 이건 네가 한 말이다. 여기 양말 가게가 있었는데 없어졌네 이것도 네가 한 말이다. 아니에요 이쪽에 매대로 오세요 하는 소리에 돌아보니 정말로 매대에 양말이 수북이 쌓여 있다. 바닥에 떨어져 있는 길고 짧은 양말들을 사람들이 들어올린다. 요새 발목양말이 잘나가요 누군가 말하고 분명한 것은 발목이 없는 양말이 발목양말입니다 이건 네가 한 말이다. 이런 페이크삭스도 유행이에요 걸으면 벗겨지지 않나요 절대 벗겨지지 않아요 어떤 건 내가 한 말이다. 검은색과 흰색의 발목양말을 산다. 검은 봉지를 들고 걸어간다. 계단을 올라갈 때는 약간 비틀거렸는데 낮과 밤이 바뀐 것이 분명하다. 오늘은 해가 가장 긴 날이다. 긴 머리를 빗는 모델의 포스터가 빌딩 벽에 붙어 있다. 시내에서 놀자 지금 어떤 양말을 신고 있니 시내 구경을 하는데 구멍 난 양말을 신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