발표작

동그라미를 우주 뒤의 동글 방으로 그려본다면

songpo 2019. 3. 24. 11:48

 

 

동그라미를 우주 뒤의 동글 방으로 그려본다면

 

 

김송포

 

 

 

우주 뒤의 우주가 동글방으로 변해

 

동그라미로 그리려다 입으로 말하려다 가다듬어야 할

 

발톱을 깎을 때

등을 오므리고

공을 굴려야 할 것 같은 묘한 움직임이 스며들

각진 것에 길들어져 정색하는 것들

''라는 언어처럼 굳어서 뒤로 물러나는 말

 

아름다운 것들은 모두 둥글게 굴려야 할, 혀를 굴려 하모니를 맞추듯 노래하고 호흡을 가다듬어 해가 지는 것에 감탄하고 태양에 절하고 합장하고 손을 지그시 모았을

 

사랑하는 사람과 둥글게 껴안고 키스할 때

우주 뒤에 있는 흩어져 있는 별들이 동글방의 힘이었을

 

심장 안에 있는

Love라는 아슬한 공을 굴리다가

동글방 안에서 아기가 오므렸을 그 자리

 

견우성의 독수리도 우주 안에 있도록 해주었다는

신화의 방이 동그라미의 염원이었을

 

 

 

 

--2019.4월 시인광장 발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