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집
김송포 -사람이라는 말
songpo
2021. 5. 16. 23:01
http://blog.daum.net/bepoem/8726
사람이라는 말
김송포
소록도에서
사람이라는 말은 하고 싶어졌다
사람이 되고 싶다고 외치던 사람은 이 땅에 살아있다
바닥에 누이고 사람 아닌 도구처럼 실험한다
유령같이 사용하는 사람은 사람이 아니다
이토록
사람이라는 말이 절실했던 순간
사람으로 태어나서 우쭐거리며 돌아다닌 자국들
병을 옮긴다고 잘라내야 했던 사람은 사람이 아니다
사람이라는 단어가 병을 가진 사람한테서 제로라는 것 자체가
사람이 아니다
방에 쇠창살 하나만 내어준 채
햇빛을 보지 말라 가두어 놓은 사람은 사람이 아니다
실험으로 유리 안에 넣어둔 사실을 본다
태어나지 말아야 할 사람은 이 세상에 아무도 없다
태어날 자유가 있을 뿐
나는 사람이 아니다
사람이 되고 싶은 것
사람이라는 말이 사랑보다 더 무서운 줄
사람이라는 말은 사랑이라는 말이 변형된 것
내가 가진 병도 네가 가진 병도 사람이니까 유한한 것
사람이 사람을 사람하는 것이 사랑이라 벌하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