발표작
김송포 -수박의 간절한 이론
songpo
2021. 8. 2. 14:19
수박의 간절한 이론
김송포
초록을 바라만 보았어. 그토록 애태우더니 내 안에 들어왔을 때 이미 상처를 입었더구나. 몸집이 커서 쉽사리 다가서고 싶지 않아 머뭇거렸어. 한 번쯤 눈 질끈 감고 받아들였을 때 환하게 바뀌었지. 그런데 한밤중에 아픔이 전염되더구나. 중심에 있는 빨강을 파내며 설마 입이 샐 줄 알았겠어. 밤새 회오리치듯 태풍 같은 소낙비가 팬티를 들썩거리게 했지. 사흘 동안 비바람이 몸을 쓸고 간 후 겨우 편안해졌으나 전쟁 같은 마성을 부렸다고 힐난했지. 유혹에 부들부들 흔들렸으나 그동안 목마름을 알기에 접지 못하고 잠깐씩 빨강에 흔들렸어. 이제 눈길로만 주었던 간절함을 알기에 진정할 것이다. 그런데도 너는 미끈미끈 빠져나가더구나
시원하다 깨끗하게 비워서
너를 까맣게 잊어서
이제 놓아줄까
너를 애태우기까지 밀고 당겼던 연애의 이론을
====학산문학 2021. 가을호 발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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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8년 시집『집게』로 작품 활동
시집『부탁해요 곡절 씨』『우리의 소통은 로큰 롤』
현 '성남FM방송' 라디오 문학프로 진행