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송포/조영남의 우화시편 8-에 대한 소고
실험과 현장 -김송포
조영남 우화 시편 8- 에 대한 소고
우화시편에 대해 써놓았던 이론적인 글보다 조영남 화가를 직접 만나고 온 후의 느낌으로 수정을 해야만 했다 그는 POP-ART다 전위적인 레오나르도 다빈치 같은 총체적인 예술을 추구하고자 한다 고상한 미술에 대힌 도전이다 하나의 장르에 머무르지 않는다 처음엔 노래하는 가수로 유명했으나 그의 예술적 상식과 지식의 깊이는 비평가 이상이었다
우화는 도덕적인 명제나 인간행동의 원칙을 예시하는 이야기라고 알고 있다 대개 보편적인 지혜를 담고 있는 경구다 전체문맥 속에 녹아있어 겉으로 드러나지 않는 경우다 그런데 동물이 주인공이 아닌 사람의 이름을 용감하고 위트있게 실존 이름을 더해 등장시키는 어순에 그의 확장성은 어디까지일까 일반적인 원칙이 꾸며낸 이야기로 허구적인 우스꽝스러운 만담이지만 상황에 빠진 인간을 도덕적 차원에 그려 넣지 않고 기상천외한 사건으로 웃음 짓게 만들어 그 박자에 손을 치게 만든다 많은 철학자가 사상을 나타내기 위해 우화의 형식을 사용하였지만 독자에게 웃음을 섞어 전달하기 위한 조영남 우화 시편이 재미있을 수밖에 없다
조영남의 그림은 쇠사슬처럼 엮인 관계학이다 해부학이다
단군과 백두산에서 삼각관계를 이루어낸 인물이 클레오파트라였다고 너스레를 떨며 시작하는 이야기는 소설적 기법으로 첫 연을 끌어당긴다 동양과 서양의 세기적인 이름을 올려놓고 설왕설래하게 만든 기법으로 시작한다 거기에서 나온 이주일이라는 이름을 등장시켜 놀라움을 금치 못한다 씨저와 보컬을 만들어 알렉산더라는 술집을 만들어 천하의 미모 브룩쉴즈와 켄디스버겐 끌어다가 제갈공명을 낳는다는 허구의 조작은 그 인물을 모르면 갖다 붙일 수 없는 상상가의 지략이다 제갈공명은 유비의 책사로 탁월한 지략가다 적벽에서 조조의 대군을 물리치고 형주를 차지한다 그 제갈공명이 서양 로마로 가서 어떻게 양귀비를 만난단 말인가 누구나 알만한 유명한 이름을 가만 놓아두지 않는다 다시 미국으로 건너 벤허의 찰톤헤스턴을 불러들여 인목대비와 연결하는 대목은 말이 경주마를 타고 달려가는 자유로운 공간 확보다 인생 역전을 일으킨 널뛰기가 광해군이 아닌 연산군과 결탁하여 치욕과 모멸감으로 얼룩을 만들어 십자군 전쟁을 일으킨다는 주문처럼 폭소적이다
마침 십자군 전쟁 속에 태어난 베토벤이 운명을 넘어 알프스 스키장으로 가서 김세환을 만나 셋이 쎄시봉의 원조가 시작되었다 어처구니없는 실존이 된 것이다 그래서 르네상스라는 문화 운동이 고대 그리스 로마의 학문과 지식을 부흥시키려고 신기술의 발명 즉 인문주의 운동이 일어난 것이다 위대한 예술작품은 미켈란젤로의 천장화와 최후의 심판에서 모나리자는 걸작을 낳는다며 터무니없는 사랑을 그려 넣고 있다 예술가는 싸인을 어떻게 하느냐에 달라진다 신은 아름다운 자연을 창조하고도 어디에도 자신의 솜씨임을 알리는 흔적을 남기지 않듯 그 작품을 보면 누구의 작품이라는 것을 알 수 있기 때문이다 고재봉과 케네디를 매치하여 세계대전을 알리는 너스레는 은근슬쩍 담 넘어가는 천재성을 드러낸다 쿠바에서 혁명을 일으킨다는 엄청난 사건을 작은 순댓국집으로 축소하고 다시 올리비아 뉴튼 존을 등장시키는 발칙한 재기를 유희적인 자유인으로 살고 싶다는 것인가 퍼즐게임의 과정을 능청맞게 빗대어 이어가는 궤변의 연금술이라니
역사는 역사고 역시는 역시나, 조영남의 그림을 면면히 들여다보며 코카콜라에서 동기부여가 시작되었고 우리 국민이 가장 좋아하는 놀이 화투에서 새로운 기법의 눈을 뜨게 되었다
그림은 시가 된다
디테일은 묘사가 된다
사월 흑싸리 설움 받아 버려지면 내가 너를 살려 줄 테다
여인 몸매의 곡선에 화투 조각을 붙여 이어가는 과정은
“예술은 붕어다” 잡으면 놓아주는 것이라고 외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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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2. <상징학 연구소> 여름호 발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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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영남의 우화 시편 8 - 본문
정돈이 안 된 글을 쓸 수는 없는가? 이 방면에서 우리의 고영수의 시도는 문학 사상 자뭇 획기적이라 아니할 수 없다. 영수 녀석이 이걸 문장화하진 않았지만 말로는 내가 보기에도 전연 정돈이 안 된 것 같은 말을 한 적이 있다. 그 형태를 대충 옮겨 보면,
형, 단군 할아버지가 백두산 호텔에서 유부녀와 삼각관계로 고소당했던 상대 여자가 클레오파트라였다는 사실을 알구 있었우? 결국 그분이 동거생활을 전전하면서 난 아들이 바루 천지개벽의 장고웅하고 이주일 아니우, 참 기구하게도 씨저가 장고웅하고 보컬팀 조직할 당시 알렉산더가 그때 평화극장 연예부장이었는데 거기다 쇼를 부쳐서 돈 벌구, 가수들 캬라 삥땅해서 부산에다 알렉산더 왕대포라는 선술집 차리고 거기다 부룩 쉴즈하구 캔디스 버겐 끌어다가 나중에 부룩 쉴즈의 엄마 헬렌 켈러가 쫓아와서 호통치는 바람에 쉴즈하고 버겐하구 불이 붙어서 제갈공명을 낳고 제갈공명이 로마로 가서 양귀비를 만나 바람 피다가 제갈공명이 헐리우드로 도망가는 바람에 그때 벤허에 찰톤 헤스톤하고 공연하던 인목대비를 만나 거기서 연산군하구 결탁해서 십자군 전쟁을 일으키고 마침 사우디아라비아에 광부로 가 있던 베토벤이 의용군을 조직해 가지구 알프스산맥을 넘어 그쪽 동네에서 스키장을 경영하던 나폴레옹하구 스키 빌려주는 집에 심부름꾼으로 있던 김세환이를 만나 공모 끝에 그럼 셋이서 한남동에 까페 하날 차리자 뭉쳐 다니다가 「르네쌍스」라는 걸 차리고 거기 실내 디자인하러 왔던 미이켈만 제로가 모나리자하구 정분나서 산업혁명을 일으키잖우. 그때 내가 있어서 거기 손님으로 왔던 고재봉하구 케네디가 말다툼하는 걸 말리기만 했어두 세계 제2차대전은 일어나질 않는 건데 말두 마우. 그 둘이 화해해 가지구 영동에다 복덕방을 열지 않았우. 그때 도요또미 히데요시가 쿠바에서 공산혁명을 시도하다가 좌절하구 사다트가 삼각지 순대집에서 순대에 얹혀 백병원에 입원해 있다가 사다트가 바루 올리비아 뉴톤 존을 만나 결혼해서 한 이년 살다가 다시 딜라일라하구 재혼하면서 검객 이태백의 칼에 맞아 쓰러지잖우. 그러니까 그때 한국이 미국 반도에 붙어 있었어두 임진왜란은 안 일어나는 건데 역시 역사는 완전히 왜곡인 것 같지 않우, 형
나는 이것이 정말 정돈이 안 된 그러면서도 의식의 흐름을 잘 표현한 글의 표본이구나 생각했더랬는데 기실은 그게 아니라는 걸 뒤늦게 알고 낭패했다.
영수 얘긴즉슨 자기 막내 여동생이 중학교 때 역사 공부가 싫다며 책을 발기발기 찢은 걸 다시 스카치테이프로 붙여서 배웠더니 그렇게 됐다는 것이다. 아!

[편집자의 말]
시란 무엇인가?
어떤 것이 시이고, 시가 아닌가?
조영남은 대중가요 가수이자 화투를 소재로 그리는 팝아트 화가이며 이상(李箱) 연구자이기도 하다.
이 작품은 조영남의 미술 작업대 위의 잡동사니들 아래 깔려 있던 그의 한 저서*에 실린 문자 텍스트에 <겸손은 힘들어>라는 자신의 미술 작품을 곁들인 것이다.
그는 李箱과 예수의 생애 연구 등을 비롯한 10여 권의 저술이 있기도 하다. 그의 글엔 재치 있는 온갖 비유들로 가득하다.
그는 늦은 나이에 이르기까지 그림과 여러 분야의 글에 몰두해왔다.
그는 자신의 글들이 시이기도 함을 아주 뒤늦게야 알아채었다.
시는 숨어 있기도 하고, 주위에 널려 있기도 하다.
* 『조영남 양심학』(평민사. 198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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실험과 현장 -김송포
조영남 우화 시편 8
우화시편에 대해 써놓았던 이론적인 글보다 조영남 화가를 직접 만나고 온 후의 느낌으로 수정을 해야만 했다 그는 POP-ART다 전위적인 레오나르도 다빈치 같은 총체적인 예술을 추구하고자 한다 고상한 미술에 대힌 도전이다 하나의 장르에 머무르지 않는다 처음엔 노래하는 가수로 유명했으나 그의 예술적 상식과 지식의 깊이는 비평가 이상이었다
우화는 도덕적인 명제나 인간행동의 원칙을 예시하는 이야기라고 알고 있다 대개 보편적인 지혜를 담고 있는 경구다 전체문맥 속에 녹아있어 겉으로 드러나지 않는 경우다 그런데 동물이 주인공이 아닌 사람의 이름을 용감하고 위트있게 실존 이름을 더해 등장시키는 어순에 그의 확장성은 어디까지일까 일반적인 원칙이 꾸며낸 이야기로 허구적인 우스꽝스러운 만담이지만 상황에 빠진 인간을 도덕적 차원에 그려 넣지 않고 기상천외한 사건으로 웃음 짓게 만들어 그 박자에 손을 치게 만든다 많은 철학자가 사상을 나타내기 위해 우화의 형식을 사용하였지만 독자에게 웃음을 섞어 전달하기 위한 조영남 우화 시편이 재미있을 수밖에 없다
조영남의 그림은 쇠사슬처럼 엮인 관계학이다 해부학이다
단군과 백두산에서 삼각관계를 이루어낸 인물이 클레오파트라였다고 너스레를 떨며 시작하는 이야기는 소설적 기법으로 첫 연을 끌어당긴다 동양과 서양의 세기적인 이름을 올려놓고 설왕설래하게 만든 기법으로 시작한다 거기에서 나온 이주일이라는 이름을 등장시켜 놀라움을 금치 못한다 씨저와 보컬을 만들어 알렉산더라는 술집을 만들어 천하의 미모 브룩쉴즈와 켄디스버겐 끌어다가 제갈공명을 낳는다는 허구의 조작은 그 인물을 모르면 갖다 붙일 수 없는 상상가의 지략이다 제갈공명은 유비의 책사로 탁월한 지략가다 적벽에서 조조의 대군을 물리치고 형주를 차지한다 그 제갈공명이 서양 로마로 가서 어떻게 양귀비를 만난단 말인가 누구나 알만한 유명한 이름을 가만 놓아두지 않는다 다시 미국으로 건너 벤허의 찰톤헤스턴을 불러들여 인목대비와 연결하는 대목은 말이 경주마를 타고 달려가는 자유로운 공간 확보다 인생 역전을 일으킨 널뛰기가 광해군이 아닌 연산군과 결탁하여 치욕과 모멸감으로 얼룩을 만들어 십자군 전쟁을 일으킨다는 주문처럼 폭소적이다
마침 십자군 전쟁 속에 태어난 베토벤이 운명을 넘어 알프스 스키장으로 가서 김세환을 만나 셋이 쎄시봉의 원조가 시작되었다 어처구니없는 실존이 된 것이다 그래서 르네상스라는 문화 운동이 고대 그리스 로마의 학문과 지식을 부흥시키려고 신기술의 발명 즉 인문주의 운동이 일어난 것이다 위대한 예술작품은 미켈란젤로의 천장화와 최후의 심판에서 모나리자는 걸작을 낳는다며 터무니없는 사랑을 그려 넣고 있다 예술가는 싸인을 어떻게 하느냐에 달라진다 신은 아름다운 자연을 창조하고도 어디에도 자신의 솜씨임을 알리는 흔적을 남기지 않듯 그 작품을 보면 누구의 작품이라는 것을 알 수 있기 때문이다 고재봉과 케네디를 매치하여 세계대전을 알리는 너스레는 은근슬쩍 담 넘어가는 천재성을 드러낸다 쿠바에서 혁명을 일으킨다는 엄청난 사건을 작은 순댓국집으로 축소하고 다시 올리비아 뉴튼 존을 등장시키는 발칙한 재기를 유희적인 자유인으로 살고 싶다는 것인가 퍼즐게임의 과정을 능청맞게 빗대어 이어가는 궤변의 연금술이라니
역사는 역사고 역시는 역시나, 조영남의 그림을 면면히 들여다보며 코카콜라에서 동기부여가 시작되었고 우리 국민이 가장 좋아하는 놀이 화투에서 새로운 기법의 눈을 뜨게 되었다
그림은 시가 된다
디테일은 묘사가 된다
사월 흑싸리 설움 받아 버려지면 내가 너를 살려 줄 테다
여인 몸매의 곡선에 화투 조각을 붙여 이어가는 과정은
“예술은 붕어다” 잡으면 놓아주는 것이라고 외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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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2. <상징학 연구소> 여름호 발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