발표작

김송포/ 해골love , 김송포 /황새

songpo 2022. 3. 27. 11:43

해골 love

 

 

해골과 사랑을 한다 뼈만 남은 당신을 껴안아본다 잇몸은 없고 이빨만 보이는 당신과 키스를 한다 가슴에 털이 없는 당신과 뼈가 앙상해서 부딪치는 소리가 바사삭거린다 코는 조금 비뚤어졌으나 라벤다 향수를 뿌려 다행히 냄새를 맡을 수 있다 가슴의 뼈를 안을때마다 세상을 떠난 당신의 모습이 해골로 있어서 죽음을 넘어선 사랑을 나누었으니 슬퍼할 일이 없을 것이다 겉으로 반지르르한 모습은 잊을 것이다 더 큰 오감의 자극이 들썩일 것이다 진짜 당신의 해골을 보았기 때문에 살 없는 사랑을 했다 속을 훤히 들여다보았다

 

 

황새

 

 

4시 30분에 알람이 울리면 카메라들고 문을 연다 딱~딱~딱~ 고개를 뒤로 젖히고 좌우로 움직이며 애정표현을 하는 너와 하루가 시작된다 종일 황새를 따라다녔다  황새는 날갯짓으로 이 땅의 먼지를 다 마실 것처럼 너그럽다 아프면 비를 맞고 흠뻑 젖은 상태로 달려 올 것이다 '나 여기 아파요' 누구에게 보여주지 않은 어린 날갯짓을 해도 토닥여줄 것이다 하루에 15시간을 황새와 보낸 사진작가는 울었다 황새의 장면이 사진 속에 살아 있다 낚시하던 사람들이 끊어진 낚시를 수거하지 않아 낚시바늘의 미끼가 작은 물고기인 줄 알고 먹었다가 사고를 당한 슬픔을 가슴으로 눌렀다 인간의 이기심을 들춰낸 아픔이 앵글속에 박혔다

 

-2022.<두레문학 여름호> 발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