방송 이야기
김송포의 시향 방송 후기 /정숙자 시인 편
songpo
2022. 7. 7. 08:42
김송포 시인께
밤새 안녕하신지요?
어느새 하루가 지나 어제의 그 시간이 되었습니다.
<김송포의 성남 FM 방송/ 2022년 7월 5일. 90.7 메가헤르츠>
이렇게, 노트에 적어놓고 귀를 기울였습니다.
"마음, 마음을 전하고 싶을 때 망설이지 마십시오."라고 말씀하신
그 한 줄의 오픈 멘트가 제 마음 깊숙이 담겼습니다.
저의 밤 10시를 열어주신 첫 번째 노래는
김윤아 님이 부른 '고독한 항해'였는데 온 세상이 정화되는 느낌이었습니다.
이어서 제 시집
『공검 & 굴원』에 적힌 '시인의 말'을 낭독하시고,
또 음악을 들려주시고,
음악과 시에 어울리는 음성으로······.
마치 소리로 띄우는 무지개처럼 은은한 스펙트럼이
한 시간 동안을 섬세히 수놓으셨습니다.
조촐하기만 하던 저의 시가 명작이 된 듯, 혹은 타인의 작품인 듯
제 서고에 굽이굽이 물밀어 왔습니다.
은유로 숨겨진 시의 구절들을
풀어주시는 자상함도 매우 고마웠습니다.
이렇게 타인의 글과 음악을 어루만지듯 들려주시기까지
얼마나 고심하고 노력하셨을까 생각해 봤습니다.
몇 마디 말씀으로 감사를 표하기에는 너무나 부족한,
그래도 달리 찾을 길 없는 "고마움"의 언덕이었습니다."
그리고 그 언덕 위의 시간은 어딘가로 흘러가거나 잊히는 것이 아니라
어젯밤 그 자리에 그대로 오래도록 빛을 발하고 있을 것입니다.
2022. 7. 6-23:27. 정숙자 드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