페이퍼 인형 /김송포ㅡ수피아 시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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페이퍼 인형 / 김송포
페이퍼 인형 분홍이 흔들리더라 분홍은 갈대숲에서 느껴지는 음악이더라 연분홍 치마가 개털에 휘날리더라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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페이퍼 인형
분홍이 흔들리더라
분홍은 갈대숲에서 느껴지는 음악이더라
연분홍 치마가 개털에 휘날리더라
새벽에 우는 앵무새가 인형이던 여자가 있다
옷을 입히고 주무르며 가지고 놀았던 인형 그것은 멈춰진 시간을 깨우는 기억이다 바람이 부는 곳에는 로라가 있다 순백의 종이를 투과하는 로라가 그림자를 드리우자 사랑을 깨우는 남자가 달아나더라
로라의 다리를 만지던 소행성이 우는구나
세상에 드러내서는 안 될 주머니에 총을 겨누는 인형, 주물럭거리는 손, 하룻밤의 인형이 나도 나도~라고 외치자 방향을 잃은 채 새벽을 나서자 머리칼이 나뭇가지에 걸리더라
페이퍼 인형은 구겨지고 놀이하던 남자가 달빛 아래 줄행랑치다가
문득
단추를 풀던 맹세에도 불구하고 합의된 밤이 아프기만 하더라
※ 출처 : 김송포 시집 『우리의 소통은 로큰 롤』

※ 약력
-2004년 <현대시문학>에서 작품 활동
-2013년 <시문학> 우수 작품상
-포항소재문학상, 푸른시학상
-제1회 상상인 시집 창작지원금 수혜
-시집 『집게』, 『부탁해요 곡절 씨』, 『우리의 소통은 로큰 롤』
김송포 시인의 시집 『우리의 소통은 로큰 롤』를 읽으면서 경쾌한 탬포를 가진 음악 같다는 생각을 하였다. 그렇게 시 읽기를 시작하고 보니 로라의 이루어지지 않은 사랑도 흘러간 추억으로 기억되는 아름다운 노래 같다. 시인의 작품 "페이퍼 인형" 1행으로 들어가본다. "분홍이 흔들리더라"로 시작을 하는데, 내가 함께 어떤 은율을 따라 흔들리고 있는 느낌을 받았다. 그것 뿐이 아니다. 난데없이 내 머리는 '연분홍 치마가 봄바람에 휘날리더라'라며 소리없이 흥얼거렸다. 시인의 내면적인 흥이 작품을 만들어내고, 그 작품의 맛은 오래 내 안에 머물것 같다.(감상글 : 수피아 시인)
[출처] 페이퍼 인형 / 김송포|작성자 시산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