발표작
악양
songpo
2014. 1. 14. 19:22
악양
김송포
악양 야걍 아가걍
하동, 악양이라는 곳에 발을 디뎠다
누가 서러워 아걍아걍 울어대는지
무슨 설움 지키려 안간힘 썼는지
대봉이 방바닥까지 허리를 휘고 있는 악양
어미 등에 업혀 밖으로 나오고 싶어 안달하는
서너 살배기 아기처럼
아걍 아걍
코가 땅에 닿도록 고개 내밀어 머리를 떨구는 악양
그래 아걍에 어미와 아기가 있었구나
그 옛날,
아픈 기억이 떠오른다
선반에 올려놓은 대봉을 아기에게 주려고
발판 딛고 꺼내다가
미끄러져 상처가 생긴 어미가 있다
목욕탕에서 엄마 여기 왜 이렇게 큰 흉터가 있어
엄마는 그제야 사실을 얘기 해 주었지
칭얼거린 너 때문에 생긴 상처야
대봉을 먹을 때마다 나는 흉터를 우물거렸다
아강 아걍
땅에 코를 빠뜨리고 우는 아이가 악양에 있었다
....2014.<시산맥 봄호> 발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