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의 이야기
옥수수
songpo
2014. 5. 7. 18:22
옥수수 /김송포
풀 먹인 모시옷으로 여름을 기워 마사길 걷는다
해가 돋는 줄 모르고 지푸라기 위에서 뒹군다
허리에 미끈한 장삼 두르고 속곳 겹겹이 걸치고
은밀한 더미를 드러내지 않으려 한다
사랑에 눈을 뜨면
해맑은 얼굴로 풀피리 흉내를 낸다
감춘 살결에 꽃술 달고
기다란 저고리섶 늘어뜨려 여문 속살 가랑비 적실라
하얀 몸매 안 보이도록 여민
내 안에 들어 올 알곡 같은 당신,
촘촘히 이를 앙 물고 기다려 볼란다
*여름이면 가장 친근하게 다가오는 간식이 옥수수죠. 옛 지나간 향수의 추억도 있고 가장 서민적이고 영양도 있고 맛도 좋은 우리의 옥수수, 옥수수같은 사람이 옆에 있다면 어는 것 하나라도 남김없이 주고 싶을 것 같아요. 알곡같은 그런 당신이라면 언제든 기다려줄 것 같아요. 깊이 감추어둔 속살같은 하얀 당신 오늘 밤 찹아오지 않을 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