뚱딴지
김송포
평택호 옆에 줄지어 늘어선 국화의 사촌이
서쪽 바람 맞으며 실실 웃고 있다
호수로 걸어가던 사내는
여인에게 주어야 한다며 호미로 땅을 긁어대자
알맹이가 줄줄이 달려나온다
어,
흙 속에 나온 헛소리들이 마구 터져 나오기 시작하네
이게 뭐지
거짓부렁이야
그동안 누르고 살아온 혹이
툭, 불거져 나온 거야
엉뚱하게 돼지가 먹으면 아깝지 않을 감자
땅속에서 세상을 엿듣고 있었던 거야
여기저기 파고 또 파도 튀어나오는 돼지감자
공약남발 하듯 중얼거리고 있다
이 땅에 속고 속아 넘어 간 사람은 말똥구리처럼 잘살고
개털로 웃겨야 하는 일이 많아
진실은 구덩이에서 꺼내고 거짓은 꽃으로 가려주고
수작은 걸레로 닦아야 해
겨울호수에 물이 얼어붙었다
얼음 밑으로 흐르는 헛소리는
더 크게 왕왕 울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