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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는 /최승자

songpo 2021. 8. 8. 18:48

세계는 /최승자



세계는 왜 이리 애달플까

시간을 기다린다는 일 그 한 중간에서

나는 문득 보네 이 세계 너머의 세계를

나는 그 세계를 힐끗 바라보지만

나는 이미 기고 도 간 자여서

허한 의문들로 가득 차

기다리고 또 기다리네

그 기다림에는 끝이 있을 것이네

얇고 얇은 이 세계 너머의 그 세게도

이미 닳고 닳은 것인지 혹은...

코스모스 두어송이 알지 못할 대답처럼 흔들리네

사랑했던 그대여 나는

세계와 그 너머의 세계에 대해

아주 잠시 생각해보았던 것일 뿐이네





*최승자 시에 대한 감상 /김송포



세계는 남자

실제 보이는 것보다 더 정확한 시계같은 남자

남자 너머의 세계

이미 보았던 남자의 세계는

닳고 닳았다고 말을 흐렸네

호흡을, 습관을, 멈추면 다른 세계가 나타나고

짧은 문장의 말 속에 고독을 가두어보았네

아픔을 흉내내려다 말문을 닫고

침을 삼키네

악마같은 구절들,

얼마만큼 처절해야 지극이 오나

발버둥치는 계절에

몇날 몇밤을 세워도 시계같은 세계를 가질수 없다

시무룩한

지점에 이르러 텅 빈 배처럼 두 손을 쥐어보네

세계는,

결국 남자의 문장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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