입
김송포
바깥으로 제일 먼저 통하는 문이다 거기엔 유리가 있다 최초의 그리움이 바깥을 향해 있다 숨을 쉬는 구멍이 있어서 죽지 않으려고 안간힘을 쓴다 달콤한 유희로 말을 하면 풀리는 관계가 있다 관계 하지 않으면 궁금해서 못 견디는 감옥이 있다 닫아야 산다 모른척 해야 한다 바깥은 늘 열려있지만 닫아야 할 이유가 있다
검은 먼지가 주위를 돌아다닌다 진공청소기로 서성거림을 빨아들이며 살았다 죽었다 했던 그 사랑처럼 입에서 입으로 끝난다 있을 때 보다 닫혀 있을때 존재한다 말이 귓전에서 울린다 말은 웃겼다 울렸다 사랑도 입에서 시작하고 이별도 입에서 끝난다 입이 있는 너와 귀가 있는 나는 관계를 나눌 수 없어서 슬프다
--2021.시집 속의 시 <우리의 소통은 로큰 롤>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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