톡
톡
물방울이 떨어지는 소리였으면 해 먼지가 묻어 탁해지지 않았으면 해 아침이면 새가 먹이를 쪼는 모습으로 다가왔으면 해
그렇게 시작된 문자의 종이었어 중독된 톡 앞에서 멈추었고 단절이었고 사람에게서 제외된 구석이었어
단독으로 지어진 집은 어느새 무리가 되었고 군중이 되었어
홀로 있는 것이 두려운 대화는 거미가 되어 가두어졌어
알면 알수록 사로잡히고 말아
아침이면 익산에서 굿모닝
톡
한낮에 메밀국수 먹다가
톡톡
저녁이면 시집 안에서
톡톡톡
존재를 알리기 위한 도구에 가까워질수록 숨을 크게 쉬곤 해
하루에도 수없이 커지는 동공은 깊이 빨려 들어가
가짜 눈물을 톡톡 집어넣고
까톡까톡~~
깨톡 ~~~
까까까~톡
어지러운 세상에서 건져낸 소금이 자연스러워
자다가도 환청이 들리곤 해
어둠 속에서 꿈속에서 밝은 대낮에도 너에게 사로잡히고 말아
- 시집 <우리의 소통은 로큰 롤> 2021.5 상상인
*김송포(전주→경기 성남시) 2004년 <현대시문학> 통해 발표.
2013 <시문학> 우수작품상. 시집 <집게> <부탁해요 곡절씨>
#김송포 #카톡 #SNS #까톡까톡 #소통 #중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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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일상을 깨우는 생활소음이, 시절 따라 많이도 바뀌었다.
어디서는 벌레소리가, 어디서는 개구리, 어디서는 새소리가,
또 어디서는 목탁소리, 어디서는 행진곡, 어디서는 새마을 노래가,
또는 라디오 유행가 소리, 망치소리, 타자기 소리, 타다다다 지랄 같은 폭죽소리,
골목마다 아이들 소리, 피아노소리, 집집마다 자동차소리, 외국가는 비행기 소리 …
지금은 아이들 싸우는 소리도 들리지 않고
숨죽이고 미끄러지는 전기자동차, 전기스쿠터
초저음 무소음 청소기, 선풍기
음악은 블루투스 이어폰으로 !
사람들도 싸우다가 지쳐 이제는 '합죽이가 됩시다 합!'
하고 보니, 나즈막한 까톡까톡 까까톡 … 소리는 존재감이 甲이네.
손바닥 자판 위에 손가락 유희. (유리알도 필요 없어라... 디지털이다)
현실감 잃어버린 2020년대가 고스란히 떠오르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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