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집

김송포 - 우리의 소통은 로큰 롤 -읽고

songpo 2021. 9. 21. 17:14



물방울이 떨어지는 소리였으면 해 먼지가 묻어 탁해지지 않았으면 해 아침이면 새가 먹이를 쪼는 모습으로 다가왔으면 해
그렇게 시작된 문자의 종이었어 중독된 톡 앞에서 멈추었고 단절이었고 사람에게서 제외된 구석이었어

단독으로 지어진 집은 어느새 무리가 되었고 군중이 되었어
홀로 있는 것이 두려운 대화는 거미가 되어 가두어졌어
알면 알수록 사로잡히고 말아

아침이면 익산에서 굿모닝

한낮에 메밀국수 먹다가
톡톡
저녁이면 시집 안에서
톡톡톡
존재를 알리기 위한 도구에 가까워질수록 숨을 크게 쉬곤 해
하루에도 수없이 커지는 동공은 깊이 빨려 들어가

가짜 눈물을 톡톡 집어넣고
까톡까톡~~
깨톡 ~~~
까까까~톡
어지러운 세상에서 건져낸 소금이 자연스러워

자다가도 환청이 들리곤 해
어둠 속에서 꿈속에서 밝은 대낮에도 너에게 사로잡히고 말아

- 시집 <우리의 소통은 로큰 롤> 2021.5 상상인


*김송포(전주→경기 성남시) 2004년 <현대시문학> 통해 발표.
2013 <시문학> 우수작품상. 시집 <집게> <부탁해요 곡절씨>
#김송포 #카톡 #SNS #까톡까톡 #소통 #중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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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일상을 깨우는 생활소음이, 시절 따라 많이도 바뀌었다.
어디서는 벌레소리가, 어디서는 개구리, 어디서는 새소리가,
또 어디서는 목탁소리, 어디서는 행진곡, 어디서는 새마을 노래가,
또는 라디오 유행가 소리, 망치소리, 타자기 소리, 타다다다 지랄 같은 폭죽소리,
골목마다 아이들 소리, 피아노소리, 집집마다 자동차소리, 외국가는 비행기 소리 …

지금은 아이들 싸우는 소리도 들리지 않고
숨죽이고 미끄러지는 전기자동차, 전기스쿠터
초저음 무소음 청소기, 선풍기
음악은 블루투스 이어폰으로 !
사람들도 싸우다가 지쳐 이제는 '합죽이가 됩시다 합!'
하고 보니, 나즈막한 까톡까톡 까까톡 … 소리는 존재감이 甲이네.
손바닥 자판 위에 손가락 유희. (유리알도 필요 없어라... 디지털이다)
현실감 잃어버린 2020년대가 고스란히 떠오르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