석류 / Paul Valéry(1871-1945)
너희들 알맹이의 과잉에 져서
살짝 열린 딱딱한 석류여,
스스로의 발견에 번쩍이는
고귀한 이마를 나는 보는 듯하다!
너희들이 참아온 세월이,
오 살짝 입 벌린 석류여,
애써 이룩된 너희들 루비의 장벽을
거만스럽게 흔들어 비걱거려도,
그리고 또, 껍질의 메마른 황금이
어느 힘의 요구에 따라 찢어져
빨간 보석의 과즙이 되어도,
그래도, 그 빛나는 균열은
비밀의 구조를 갖고 있는
내 혼을 생각게 한다.
― 시집 매혹(1922), 박이문 옮김(195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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