겨울강, 스며들다 / 김송포
눈이 부셔 실눈 뜨니 살얼음이 바삭거린다
물비늘 밑으로 흐른 고요
우리가 나눈 은빛 밀어
눈발 곁에 조심스러이 붙어 있고
연인의 팔짱 끼고 거닐던 청춘
깊은 물살로 다시 돌아 올 지
햇발은 강둑 넘어 산마루 오르고
멀리서 들려오는 종소리 그렁거리며
세월만큼 바래질 미색, 떨고 있다
아슬하게 걸친 난간
사진 한 장 건져 세상에 건너 갈 즈음
가인 다녀갔다 고백할까
언제 올 지 모를 남이섬,
우리가 앉은 백호 얼음나라
봄이 오면 가슴에 스며 들겠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