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름 애인
최문자
한 남자를 사랑했다
짐승 안에 들어 있는 구름 같은 남자
짐승에게 구름 같은 게 있을까 싶지만
짐승이 뭉개뭉개 달아나던 미루나무 끝가지
구름을 만지고 싶어서
짐승에게 눈물 같은 게 있을까 싶지만
젖은 몸으로 설산을 기어오르는
자작나무 숲에
—《유심》2015년 7월호 --------------- 최문자 / 서울 출생. 1982년 《현대문학》으로 등단. 시집『귀 안에 슬픈 말 있네』『나는 시선 밖의 일부이다』『울음소리 작아지다』『나무 고아원』『그녀는 믿는 버릇이 있다』『사과 사이사이 새』,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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