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작시

앗싸 가오리 -김송포

songpo 2016. 6. 22. 16:43

 

앗싸 가오리

 

김송포

 

수족관에서 가장 넓은 가슴으로 푸른 창공을 휘어돈다

일층 부터 칠층까지 물 속을 헤집으며 돌아다닌다

하얀 뱃가죽은 절벽처럼 아슬한 공중을 넘어간다

 

아싸 가오리 부라보 외치며 웃어넘기던 와인 잔의 댕그렁 소리,

가슴으로 오래오래 남을 여행자처럼 가오리의 행보는 예측 불가다

 

도망을 친다

그동안 머문 시간들에 무를 남기고 사라진다

잠시 수족관에서 풀어주면 가오리가 세상 밖으로 나가 얼마나 버틸지

비슷한 동무를 찾고 노래도 부르고

일탈 이탈 삼탈 자유를 준다

물없이 살아보라지 시없이 웃어보라지

슬픔의 세레나데 불러보라지

오사카 성 밖에서 금관 악기가 물어본다

아싸 가오리는 어디 계신가요

평생 못 볼 섹시한 영상을 보게 해 준 가오리와 저녁을 함께 할까요

 

가오리를 품을 수 없는 저 가슴의 망망대해처럼

둥둥 바닷속이나 헤엄칠랍니다

 

오늘 밤, 아싸 가오리 한 잔 어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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