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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에서 시를 찾기] ㅗ와 ㅣ의 초대 - 세정일보-대한민국 세정의 파수꾼 세정일보
초성은 같았으나 중성에서 착오가 있었다 ㅗ와 ㅣ의 차이에 객석의 관중은 웃음을 던졌다 피아노를 치는 사회자는모시고 싶지 않은 첼로 연주자 소개에연주자는 벌떡 일어나안으로 들어가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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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성은 같았으나 중성에서 착오가 있었다
김송포 시인
초성은 같았으나 중성에서 착오가 있었다
ㅗ와 ㅣ의 차이에 객석의 관중은 웃음을 던졌다
피아노를 치는 사회자는
모시고 싶지 않은 첼로 연주자 소개에
연주자는 벌떡 일어나
안으로 들어가려다가 자리에서 심호흡했다
바이올리니스트의 연주자는
ㅗ와 ㅣ의 중성에 귀를 기울이며
“모시기 쉽지 않은 초대”라는 말에 현을 켜기 시작했다
피아노는 첼로를 모시고 싶었고
첼로는 바이올린을 초대하고 웃었다
피아노와 첼로와 바이올린의 삼중주
ㅗ와 ㅣ의 초대가 감정의 벽을 횡단하듯 부드럽게 넘어간다
피아졸라는 움직이는 사람들의 유기체 중
사랑, 슬픔, 고통이라고 하지만
그중 망각은 더 아름다운 현이라고 말했지
모시고 싶지 않은
모시기 쉽지 않은
초대
가 박수를 만들어낸 리베르 탱고의 칼날
[박정원의 시에서 시를 찾기]
박정원 시인
리베르탱고에 숨겨진 비장함이랄까 비통함이랄까 딱히 뭐라고 정의하지 못할, 하지만 어딘지 모를 매력이 시의 맛을 이끌어냅니다. 초창기의 탱고는 바이올린과 아코디언 중심으로 연주되다가 차츰 피아노와 반도네온, 피아노3중주 등이 추가되었습니다. ㅗ와 ㅣ처럼 어울릴 것 같지 않으나 어울리는, “망각”이야말로 최고의 “아름다운 현”이기 때문이 아닐까요. 음빛깔, 음량, 조율 등 저음에서 고음까지 충실한 울림으로 완성되는 최고의 리베르탱고처럼, 초대하기 쉽지 않은 대상들이 더욱 경쾌하고 리드미컬하게 우리네 인생을 엮어가는 지도 모릅니다. 마지막 행의 첫 글자 “가”처럼, 어울리지 않으나 어울리는 감성을 매만지면서 말이지요. 역병이 창궐하는 요즘에 부쩍 피아졸라의 반도네온 연주에 꽂히고 싶은 나날임을, 시인은 넌지시 던져줍니다
출처 : 세정일보-대한민국 세정의 파수꾼 세정일보(https://www.sejung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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