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시

악양, 두물머리..작시

songpo 2014. 5. 7. 18:12

악양
                                     

                                          김송포


아가 아걍 아가걍
악양이라는 곳에 발을 디디네
홍시가 아기처럼 무수히 달려 있네 
가지를 늘어뜨리고 아걍아걍 울고 있다네
 
홍시가 바닥까지 허리 구부려 
어미 등에 업혀 밖으로 나오고 싶은 아기처럼
아걍 아걍 울고 있다네
 
악양에 어머니와 아기가 홍시처럼 있다네
그 옛날
선반에 올려놓은 홍시를 아기에게 주려고
오르다 생긴 상처가 어머니에게 있었네
홍시 먹을 때마다 흉터를 오물거렸네

아가 아걍 아가걍
홍시를 주렁주렁 달고 우는 아이가 악양에 있었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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두물머리

                                    김송포


남한강과 북한강이 만나면 사랑이 오리라
비를 맞으며 눈을 맞으며 내게 오리라

잔잔한 물에 부평초 피듯
낙엽이 강물에 떨어지듯 살며시 찾아오리라

호젓한 산마루로 해가 넘어갈 즈음
돛단배에 귀한 임 태우고 오리라

강물로 따뜻한 밥 데워 놓고
낙엽으로 이부자리 펴 놓고
하늘이 강물인지 강물이 하늘인지
거꾸로 흘러갈 수 있다면 가 보리라

어디든 함께 갈 수 있다면 가서 달을 만지리라
어디든 함께 갈 수 있다면 가서 별을 만지리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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