명성황후 /김송포
매 한 마리 날아와 굽어 보고 있다
날개를 피지 못 해 근질거리다
풍랑의 한파에 밀려 천하를 호령했다
꽃자리 뒤로 하고 외부의 침입을 막고자
날개를 동쪽 끝까지 펼쳤다
여주 땅에서 태어 나
홀연히 제국의 황후가 되어
일본의 칼에 심장을 찢긴 매의 혼령
태어 난 곳에 돌아 와 넋이 되었다
그 땅의 자리를 밟아 내 기운에
불을 지펴 촛불을 태우리
바닥이 드러 난 짚신
새끼를 꼬아 오래 걸어야 하리
매 한 마리
내 머리 위에 앉았다 가면
관을 씌워 주어야 하리
*얼마 전 여주에 있는 명성황후 생가를 다녀왔는데요 그녀도 어릴 적에는 곱고 순수하고 착한 여인으로 자라겠지요 고종의 왕비로 채택이 되면서 그녀는 나라를 지키기 위해 아들을 지키기 위해 강인현 여성으로 거듭나기 시작했겠죠. 그녀의 눈매는 한 마리 매 같았습니다. 날렵하고 궁모의 위치에서 왜적의 침입을 몸으로 막아 낸 여인이 아니었을까요. 여자는 몇 번 거듭난다고 합니다. 엄마가 되었을때 가장 강인하겠지만 나라를 대변하는 자리에 있을 때는 그 보다 더한 꿋꿋함이 있지 않았을까요 이젠 그녀를 민비로 알고 있기보다 명성황후로서의 존재로 여성으로서의 훌륭한 분으로 기억되었으면 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