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를 위한 가능성 ***자신의 시가 어떤 가능성 위에 서 있는가, 묻는 분들이 많이 계십니다. 더불어 나는 시를 쓸 만큼의 역량이 있는가,를 묻는 분들도 계십니다. 그런 분들께 먼저 드리고 싶은 말씀은 작가의 길을 결심하시기 전에 취미로, 혹은 1~2년은 습작의 길 위에서 머무르면서 비슷한 처지의 사람들.. 나의 이야기 2014.01.14
변죽의 소나기 변죽의 소나기 /송포 광야에 움푹 패인 구멍 하루에 몇 번씩 죄를 묻는 질문 죄 지은 것 다 퍼 담을 수 없거든요 세상에 이 말 저 말 다 타 보았음에도 진통은 어느 것이 더 큰 줄 모르거든요 산처럼 솟아 있는 낙타의 등에 발을 올려 놓았을 뿐, 삶은 가난한 통증 같은 것 아파도 내색하지 .. 나의 이야기 2013.11.17
붉은 입술 붉은 입술 /김송포 짙은 유혹의 단지를 보내는 단풍여자 바람의 물결에게 꽃을 들이댄다 속 비친 치마를 살랑거리며 호주머니와 바지를 벗기려드는, 자주적인 미소 순간의 절정 한 닢의 욕망에 불을 켜고 단숨에 꿈을 팔아 버린 청춘 연분홍 날은 가고 초록을 빼앗긴 그늘진 몸, 주름지고.. 나의 이야기 2013.11.17
명성황후 명성황후 /김송포 매 한 마리 날아와 굽어 보고 있다 날개를 피지 못 해 근질거리다 풍랑의 한파에 밀려 천하를 호령하기로 했다 꽃자리 뒤로 하고 외부의 침입을 막고자 날개를 동쪽 끝까지 펼쳤다 여주에서 태어 나 홀연히 제국의 황후가 되어 일본의 칼에 심장을 찢긴 매의 혼령 태어 .. 나의 이야기 2013.10.31
머리카락/ 기억의 그늘 머리카락/김송포 왕버들이 물 속에 잠긴다 반은 잠기고 반만 몸을 내어 놓은 채 주산지의 물안개에 서리를 맞는다 우아한 자태의 여신처럼 물 속에 다리를 담가 뿌리를 뻗어 펼쳐 나가고 위로는 구름까지 손을 내밀고 있다 비를 맞으며 하얀 적삼에 속을 보인 여인의 뒷모습, 신비의 육체.. 나의 이야기 2013.07.26
섬7 섬 7 -섬에 다리가 놓여진다더니 김송포 섬에 다리가 놓여진다고 부동산업자가 땅을 사라고 부추긴다 바다 속에는 먹을거리가 많아 더블이란다 섬에 사는 사람은 굴, 조개, 미역은 바다의 꿀이지만 밀물이 들어 올 때 바구니는 공 친다 바다 가운데 김양식 한 다발 뿌려 놓고 가난을 이겨 .. 나의 이야기 2013.04.28
마법 마법에 걸린 살갗 김송포 여인은 마법에 걸렸다 바깥에서 상자 안으로 이동을 하면서 죽음을 무릅쓴다 영하의 날씨에 마술사는 칼을 들이대며 잠입 한다 공간을 휘저으며 찔러대자 피부가 울긋불긋하다 때로는 엉덩이와 허리를 툭툭 건드리고 다니며 웃는다 검은 천을 휘날리며 들락날.. 나의 이야기 2013.04.28
겨울강 , 스며들다 겨울강, 스며들다 / 김송포 눈이 부셔 실눈 뜨니 살얼음이 바삭거린다 물비늘 밑으로 흐른 고요 우리가 나눈 은빛 밀어 눈발 곁에 조심스러이 붙어 있고 연인의 팔짱 끼고 거닐던 청춘 깊은 물살로 다시 돌아 올 지 햇발은 강둑 넘어 산마루 오르고 멀리서 들려오는 종소리 그렁거리며 세.. 나의 이야기 2013.01.2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