풀등 같은 사랑 - / 김송포
차갑게 흐르던 강물
수줍은 듯 노을빛 사이로
흘러가네요
봄눈은 이슬처럼 사라지고
눈썹은 실낱같이 흐릿해져
사랑은 고여 있네요
풀무로 바람을 일으키며 부른 노래
구슬픈 풀피리의 떨림이었나요
사랑은 강둑 너머 산을 오르고
산모롱이 돌아 간 그대
사라지지 마시어요
강물에 모레 쌓이듯 피어오른 풀등
흙바람 일으키며 물살에 실려 가도
차마 붙들 수 없는 사랑이네요
언젠가 강물에 실려 다시 오려거든
내 가까이 풀꽃으로 오길 바래요